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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곰표 밀맥주'는 왜 편의점에서 사라졌나

by 모든 정보맨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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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 밀맥주 (사진 출처 : CU)

지난 2020년의 일입니다. 편의점 CU와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가 힘을 합쳐 '곰표 밀맥주'를 만들었습니다. 밀맥주와 밀가루의 유사성에 착안해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곰표'로 레트로까지 한 스푼 더한 이 제품.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모든 CU 점포가 곰표 밀맥주 확보전에 나섰고 입고된 제품은 들어오자마자 매진됐습니다. 곰표 밀맥주를 찾기 위해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였죠. 최근 몇 년간 이와 비견될 만한 이슈는 아마 포켓몬 빵 정도밖에 없을 겁니다.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 10만개, 일주일 만에 30만개가 완판됐고 3년간 총 6000만캔이 팔렸습니다. 곰표 밀맥주를 단독으로 판매한 CU에선 카스를 누르고 전체 맥주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거,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하지만 2023년 4월,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가 맺은 계약이 종료됩니다.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가 아닌 제주맥주와 함께 곰표 밀맥주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이 결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항간에서는 세븐브로이가 2021년 상장을 준비하면서 양 사의 갈등이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세븐브로이가 사실상 '곰표 밀맥주'를 내세워 상장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거였죠.

 

세븐브로이는 곧바로 '대표 밀맥주'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곰표 밀맥주와 거의 비슷한 패키지에, 캐릭터도 '흰 곰'을 사용했습니다. 대한제분은 곧바로 경고 서한을 보냈고, 세븐브로이는 캐릭터를 호랑이로 바꾸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세븐브로이는 성장세가 완전히 멈췄습니다.

 

2022년 327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5억원으로 곤두박질쳤고요. 4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3년 62억원, 2024년 91억원 적자로 뒤집어졌습니다. 결국 지난달 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지난 12일부터 회생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세븐브로이의 상황은 그야말로 위기였습니다.

세븐브로이의 대표 밀맥주. 왼쪽 디자인으로 출시 준비를 했다가 대한제분의 항의에 오른쪽 디자인으로 교체됐다. (사진 출처 : 세븐브로이)

곰표 밀맥주가 세븐브로이에게 남긴 유산은 무엇일까요? 이 제품은 단순한 맥주가 아니라, 한국의 맥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온 상징적인 제품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은 곰표 밀맥주를 통해 새로운 맛과 경험을 즐길 수 있었고, 이는 한국의 수제맥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의 협업은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사례로 남아, 앞으로의 협업 모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곰표 밀맥주가 사라진 지금, 많은 소비자들은 그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남긴 영향력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 맥주 시장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기억될 것입니다.

 

곰표 밀맥주가 사라진 이유와 그로 인해 발생한 변화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될 것입니다. 이 제품이 남긴 유산은 단순히 맥주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곰표 밀맥주가 남긴 흔적을 기억하며, 앞으로의 한국 맥주 시장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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